서울랜드의 각 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후술하겠지만, 파크의 전반적인 인상은 테마파크스럽다라고 볼 수 있다. 파크는 5개의 테마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정문으로 진입하면 세계의 광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세계의 광장에서 관람자들은 좌우 양쪽의 동선 하나를 택해 파크를 순환한다. Pre-show에서는 방사형 구조라 언급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방사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루프형 구조라 볼 수도 있다.
앵커 어트랙션으로 볼 수 있는 두 코스터 역시 파크 깊숙히 배치함으로써 관람자를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파크 내부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관람자들은 코스터의 장대한 레일의 모습과, 멀리 퍼지는 탑승객들의 비명소리에 이끌려 '미래의 나라'까지 이동하게 될 것이다.
앵커 어트랙션의 이같은 전략적 배치는 현재에도 유효한데, 대표적으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트론 라이트사이클 파워 런>과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의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 또한 파크 안쪽에서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세계의 광장은 말그대로 다양한 문화권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구역이다. 거리재현 역시 아시아에서 유럽을 넘나드는 건축 양식이 적용되었다. 큰 틀에서 <디즈니랜드>의 메인스트리트 USA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의 광장 역시 정문을 통해 입장 후 바로 보이는 거리라는 점, 거리 끝에 랜드마크가 들어온다는 점, 거리를 중심으로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는 점에서 메인스트리트 USA와 공통점을 가진다.
세계의 광장에는 <시티패럿>과 <VR GATE>라는 어트랙션이 있다. 두 어트랙션 모두 세계의 광장 거리의 건물 내에 위치한 체험 시설이다. <시티패럿>은 앵무새에게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한 체험형 어트랙션이고, <VR GATE>는 VR기기를 통해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어트랙션이다. 두 시설 모두 유료 체험 시설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타 테마파크의 극장형 어트랙션과는 달리 가상현실 체험관이라는 부스 안에 여러 대의 VR 체험 기기가 들어서 있고 이를 개별 체험하는 시설로 보인다. 유원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게임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인 캐릭터인 아롱이와 다롱이를 테마로 한 상품점이다. 타 파크에 비해 자체 상품이 많은 편은 아니고, 외부 IP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모험의 나라는 해적마을이 메인 테마이다. 해적이 활동하는 주 무대인 바다를 표현하기 위해 급류타기를 중심으로 수변공간이 조성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건축물 역시 해적들의 요새와 같은 형태로 꾸며져 있다.
흔히 ‘후름라이드’로 불리는 보트라이드이다. 서울랜드의 대표 어트랙션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 시설이다. 운행시간도 4분 정도로 긴 편인데 수로 곳곳에 소소한 애니메트릭스가 배치되어 있고, 숲속에 수로가 놓여 있어 숲속에서 급류를 체험하는 느낌이 든다.
방문 당시는 가을이었기 때문에 단풍이 어우러진 숲속이었지만, 여름철에는 푸릇한 초록을 여행하는 색다른 체험이 될 것 같았다. 자연환경이 어트랙션의 매력도를 높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메인 하강 시퀀스는 두번에 걸쳐 낙하하게 되는데 이때 속도가 60km/h에 육박한다. 어두운 해적 요새에서 탁트인 전경과 함께 낙하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롯데월드>의 <후름라이드>가 그러하듯 급류타기 역시 수용력이 낮다. 그나마 두개의 스테이션을 두고, 승하차장을 분리하여 수용력을 높이고 있지만 타 테마파크의 메인 어트랙션에 비해서는 낮은 수용력을 보인다.
해적선을 테마로 한 어트랙션이다. 비클까지 연결되는 대기동선이 실제 배의 현문과 같은 모습이라 실제로 승선하는 기분이 든다. 과거에는 수공간이 킹바이킹을 둘러싸고 있어 더 몰입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하부에 레이싱 트랙이 들어서 있어 부조화를 보인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비클 자체가 지면에서 수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에버랜드>의 <콜럼버스 대탐험>과 같이 상공을 비행하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해적소굴 테마로 한 어트랙션이다. 트랙 곳곳에 설치된 과녁을 향해 총을 쏘는 슈팅 다크라이드이다. 테마에 맞춰 적절하게 꾸며져 있어 모험의 나라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개장 당시에는 환상의 나라였던 구역이다. 회전목마와 같은 클래식 플랫라이드가 주로 설치되어 있어 동화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구역이었다. 2010년대에 들어 외부 IP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며 캐릭터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는데, <라바>, <또봇>, <구름빵> 등 주로 국내 캐릭터를 어트랙션에 입히고 있다.
<라바>를 기존 트위스터 기종에 테밍한 어트랙션이다. 비클이 <라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로 꾸며졌으며 대기 동선 곳곳에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한정된 운영 예산 속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보인다. 기종 자체의 재미도 있는 편이라 가족단위 관람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랜드가 외부 IP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가 있는지?
서울랜드 운영의 특수한 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파크의 운영권은 주식회사 서울랜드가 가지고 있다. 주식회사 서울랜드는 파크 운영 전략 및 신규 시설 및 콘텐츠 기획 등을 통해 파크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그러나 파크의 소유권은 서울특별시에 있다. 운영사가 파크에 신규 시설을 도입해서 얻는 수익은 운영사에 돌아가지만 그 시설 자체는 서울특별시에 기부채납된다. 이러한 특수한 운영의 원인은 서울랜드가 서울특별시 소유 부지를 민간투자 형식으로 개발된 곳이라는 점에 있다.
결국 운영사는 소유권이 없는 신규시설을 자유롭게 해체하거나 새로 도입하는 것조차 리스크를 안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회사 서울랜드는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외부 IP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운영전략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2002 월드컵을 테마로 한 어트랙션이다. 비클 자체도 축구공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탑승자는 축구공이 된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쏠린다는 점에서 거대한 누군가가 비클을 축구공 마냥 뻥뻥 차고 다니는 듯한 스릴이 느껴진다.
꽤나 격렬한 어트랙션이기 때문에 탑승제한 신장도 130cm로 높은 편이다. 또한 운행시 2002 월드컵 응원가가 흘러나와 2002년의 기억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고도로 발전된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구역이다. '미래'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우주', '타임머신' 등이 주 테마이다. 어트랙션 측면에서는 파크내 코스터류가 집중되어 있는 구역이기도 하다. 서울랜드 내에서 관람자 유인력이 가장 강하다고 볼 수도 있다. 도입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크 메인 게이트에서 가장 떨어져 있는 구역에 앵커 어트랙션을 배치하는 전략은 관람자를 파크 전반에 분산시키고 체류시간을 늘려 파크 내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서울랜드 파크 상공을 질주하는 콕스크류코스터이다. 트랙도 약 1km로 긴 편이라 스테이션이 위치한 미래의 나라에서 캐릭터 타운까지 방대한 영역을 질주하게 된다. 또한 트랙 중간의 콕스크류 구간이 유려한 곡선으로 파크 내부에 놓여있어 시각적인 효과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콕스크류코스터로는 드물게 카멜백 트랙도 다수 배치되어 있어 독특한 코스터라고 볼 수 있다. 에어타임이 느껴지는 구간은 거의 없으나, 기종 특유의 거친 승차감으로 체감 속도도 빠른 편이다. 다만 긴 러닝타임에 대비해 비클이 1대만 운영되어 코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수용인원이 적다.
은하열차 888이라는 이름대로 트랙길이가 888m임은 물론 우주비행사가 느끼는 중력가속도를 체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다. 일반적으로 코스터의 루프 구간은 클로사이드루프라고 불리는 타원형이다. 클로사이드루프는 탑승객이 느끼는 중력 가속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은하열차 888은 원형 루프라는 점에서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중력 가속도가 탑승객에게 전달된다. 정확한 측정치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해당 구간의 중력 가속도는 지구에서 평상시에 느끼는 정도의 5배에 달하는 5G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파크 콘텐츠 유튜버 의 <[어트랙션 이야기] #6 서울랜드 은하열차888 더블루프코스터>에서 다루고 있다.
삼천리 동산은 한국에 특화된 구역이다. 한옥을 본딴 건축물로 거리 재현이 되어있고, 어트랙션은 물론 주막도 들어서 있다. 얼핏보면 민속촌처럼 보이는 삼천리 동산은 서울랜드에서 가장 독특한 구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클이 360도 회전하는 탑스핀 기종이다. 삼천리 동산에 맞게 도깨비 바람이라는 테마를 입힌 점이 인상적이다. 서울랜드 내 몇 안되는 스릴 어트랙션이라는 특성 상 비수기에도 이용객이 많은 편이다.
삼천리 동산에 딱 맞는 주막 테마의 식당이다. 장터에서 시작된 파전의 냄새는 삼천리 동산을 채우고 있다. 구역 내 후각적 효과까지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서울랜드가 이 부분까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도쿄디즈니씨>의 <아라비안코스타> 테마존에서도 인근 F&B 매장에서 퍼져 나온 커리향이 비일상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이같은 후각적 요소는 비일상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서울랜드의 모든 구역을 살펴봤다. 파크의 전체적인 구조와 동선, 각 구역별 특징을 통해 분명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서울랜드가 잘 짜여진 파크이고 제한된 운영 여건 속에서 나름의 전략을 찾아 나가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이를 방증하듯 방문 당일 많은 사람들이 파크를 즐기고 있었다. 이어지는 Post-show에서는 Theme IN들이 서울랜드를 두고 논의한 몇가지 주제들을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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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Pre-show (0) | 2023.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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