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신밧드의 모험]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원래 의도는 놀이기구가 어떻게 설계가 되었고 이에 따라 어떤 효과와 함께 내용이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게 목적이었으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어 테마인의 해석을 입혀 해당 놀이기구를 다시 구성해보기로 하였다.
다음은 우리가 [신밧드의 모험]을 분석하며 느꼈던 문제점들이다.
[신밧드의 모험]에서 우리가 짚은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의 큰 줄거리와 상관없는 곁다리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많다는 점이었다. 이 놀이기구에서 극을 이끌어 나가는 가장 중요한 인물은 신밧드, 아리아나 공주, 그리고 쿠우라이다. 그러나 초반의 해골, 사이렌, 화신, 지니, 삼두용, 왕, 흉상, 신하, 마을 사람들, 감옥의 죄수들 등 엑스트라 급의 인물이 등장해도 너무 많이 등장한다. 이 인물들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각 인물에 할당되는 장면이나 대사가 많거나 길어 손님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
선후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등장인물만큼 장면이 너무 다양하다. 다양한 장면은 볼거리를 풍부하게 만들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 연계성이 적으면 장면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들로 어트랙션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가장 큰 줄거리는 "신밧드가 쿠우라에게서 아리아나 공주를 구해낸다" 이지만, 그 외 자잘한 이야기가 많아 처음 타면 그 이야기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신밧드가 아리아나 공주를 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물이 튀어나오는 정글이나 지하 동굴 속 마을처럼 그 의미를 탑승 중에 바로 깨닫기 힘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롯데월드도 이런 한계를 인식했는지 프리쇼와 롯데월드 공식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어트랙션의 내용을 설명함으로써 해결하려고 한 듯 하나 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영상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예시로, 롯데월드 공식 유튜브 ‘롯데월드라마’에서는 모험에서 돌아온 신밧드가 아리아나 공주가 납치되어 도와달라는 대자보를 보고 모험을 떠난 반면, 프리쇼의 영상에서는 아리아나 공주와 신밧드가 바닷가에서 놀던 중 공주가 쿠우라에게 납치가 된다. 공식에서 제공하는 내용의 설정 오류가 있다는 사실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손님의 몰입을 깰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스토리를 기대하고 파크나 어트랙션을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진다.
장면에 맞는 특수효과나 움직임의 부족해 장면의 설명이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전투 장면에서도 짧게 팔을 휘두르기 때문에 전투 장면인지 쉽게 파악하기 힘들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다양한 장면과 등장인물이 전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혼란스럽게 한다고 생각했기에 테마인 스터디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이야기를 단순하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다음은 위 방안들을 이용해 테마인의 관점으로 재구성한 [신밧드의 모험]이다.
비클이 출발하고 동굴 입구에서 해골들이 신밧드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모험에 대해 암시하며 어트랙션의 시작을 알린다. 비클이 회전하며 어두운 동굴 속으로 낙하한다. 여러 차례의 번쩍임에 이어 나타난 붉은 조명의 동굴 내부에 들어오면 화신이 공주가 갇혀있다는 얘기를 하며 길을 알려준다. 이후 다시 한 번 낙하를 하면 지니가 기다렸다는 듯이 맞이한다.
기존 | 테마인 ver |
동굴의 입구에 세이렌의 소리👂 | 세이렌의 소리 삭제 👂❌ |
어두웠던 화신의 공간과 달리 지니의 공간은 자욱한 안개와 함께 💥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니 앞 수정구슬 안에는 아리아나 공주가 있고 지니는 쿠우라가 마법을 걸었다는 얘기를 해준다. 이후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배는 쿠우라의 공간을 통과한다. 바로 옆의 우리를 보지 못하는 듯 쿠우라는 병 속의 아리아나 공주에게 협박을 하고 있다.
기존 | 테마인 ver |
특수효과 없이 디지털 얼굴의 지니 애니메트로닉스 | 지니의 공간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안개 연출 추가 💥 |
또다시 자욱한 연기와 함께💥 쿠우라의 공간을 벗어나니 눈 앞에 각종 괴물들과 삼두용이 등장한다. 멀리서는 살려달라는 아리아나 공주의 목소리와 신밧드에게 협박을 하는 쿠우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신밧드는 눈 앞의 삼두용을 자신이 물리칠테니 먼저 피하라고 말한다.
신밧드의 말을 듣고 도망치니 해가 뜨지 않는 동굴 속에 작은 마을이 보인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공존하는 듯한 으산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쿠우라를 향해 가는 우리에게 경고를 날린다. 경고를 들은 직후 해골이 된 해적선이 등장해 또다시 우리를 공격한다. 그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 어둠을 헤치고 나오니 휘황찬란한 금빛의 밝고 화려한 공간이 등장했다.
기존 | 테마인 ver |
쿠우라의 공간에서 정글로 비클 상승하여 장면 전환 | 비클 상승 및 자욱한 연기로 마법에서 풀린 듯한 느낌 추가 💥 |
동물과 바위괴물이 등장하는 정글 | 정글 장면 삭제하고 삼두용 등장의 전초로 활용 ❌ |
유령선 전투 끝부분의 세이렌 변화 장면 | 아리아나 공주에서 세이렌으로 변하는 장면 삭제 ❌ |
어두웠던 마을과 대조적으로 온갖 희귀한 보물과 동상으로 가득 찬💎 이 곳은 쿠우라의 보물창고로 의심이 된다. 쿠우라의 보물 창고를 뚫고 가니 우리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쿠우라가 눈 앞에 등장한다.
신밧드는 나서서 쿠우라와 맞서 싸운다. 쿠우라와 싸우던 중 쿠우라가 들고 있던 물병이 마법의 샘으로 빠지고 그 순간 아리아나 공주를 감싼 봉인이 풀리고 그 자리에 쿠우라가 대신 갇히게 된다.
기존 | 테마인 ver |
쿠우라의 공간 동상들 | 공간을 좀 더 화려하게 💎 만들어 이전과 대조되는 분위기를 형성 |
신밧드 vs 쿠우라 전투 장면 한 차례 | 신밧드와 쿠우라가 전투하는 장면 뒤로 마법의 샘으로 병이 빠지는 장면을 추가해 내용 파악을 용이하게 함 |
아리아나 공주를 구한 신밧드는 병 안에 갇힌 쿠우라를 마법의 샘에 그대로 둔 채 동굴을 빠져 나온다. 공주를 구한 신밧드를 위해 큰 축제가 펼쳐지며 신밧드와 아리아나 공주는 평생 함께 할 것을 맹세한다.
기존 | 테마인 ver |
흉상 등장 | 흉상 삭제하고 ❌ 축제의 시작처럼 바꾸기 |
지니 등장 | 지니 삭제 ❌ |
기존 라이드는 메인 스토리 상 중요하다기 보다는 곁다리 이야기로 장면 및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주로 장면을 삭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설치된 지 오래된 만큼 최신 어트랙션같은 특수 효과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보다 이야기의 강조를 위해 효과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인 흐름 상 어떻게 바꾸면 좋을 지 고민해보면서 도면을 새롭게 그려보았다. 각 장면이 어느정도 이어지면 좋을 지, 어떻게 장면을 나눌 것인지, 상승과 하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울지 고려하여 배치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기획했던 어트랙션을 본격적으로 실제 사례로 확인해보면서 테마파크의 어트랙션 기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단순히 지나가는 장면으로 대하기보다 스토리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라이드를 경험하고 분석해보니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잘 느껴졌다. 결국 어트랙션을 잘 만든다는 것은 일부러 이런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의 흐름과 이용객의 역할에 충분히 녹아들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신밧드의 모험은 국내 최장수 다크라이드인 만큼 만들어진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다크라이드 중에서 제대로된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가장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은 인정할 만 했다. 지금껏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현 시대에 맞게 리뉴얼이 진행된다면 더욱 성공적인 어트랙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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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IN] 신밧드의 모험 上 (분석) (0) | 2024.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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