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 메인쇼 2편에서는 에버랜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축제’에 대해 분석해보려 한다.
에버랜드는 자연농원에서 시작해, 다양한 동식물들이 함께 존재하는 테마파크인 만큼 시기별로 해당 파크의 자랑인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태도를 축제로서 드러낸다. 우리는 그동안 기본적으로 해왔던 파크 내 축제의 흐름부터, 최근 들어 바뀌고 있는 트렌드까지 살짝 읽어보았다.
*참고로 이 분석이 이루어졌던 시점은 2022년 4월이기 때문에 2023년의 정보는 깊이 분석하기보다 살짝 팩트 체크와 최근 스터디 내 이슈였던 부분만 가볍게 다루기로 하겠다.
기존 에버랜드의 1년은 다음과 같았다.
봄) 튤립&장미 축제, 스프링온스푼(장미원 먹거리 축제), ...
여름) 썸머워터펀 축제, ...
가을) 해피 할로윈, 레드앤그릴(장미원 먹거리 축제), ...
겨울) 크리스마스 판타지, 스노우 페스티벌, ...
봄에는 장미원과 포시즌스 가든 등 파크 내 정원에 가득 피어난 꽃을 활용하여 꽃 축제를 주로 열었고, 여름에는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여러 컨텐츠를 활용하는 썸머 워터 축제를 열었다. 가을에는 에버랜드 축제 중에서도 꽤나 인기가 높았던 해피 할로윈으로 최근에는 블러드시티로 더 잘 알려진 할로윈 콘셉트의 축제를, 겨울에는 12월의 크리스마스 콘셉트와 1월의 눈썰매장을 활용한 축제들이 주로 열려왔다.
그리고 에버랜드의 넓은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인 퍼레이드 공연과 야간 공연이 에버랜드축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특징이 되겠다.
하루 1~2회 퍼레이드 공연을 진행하는데, 보통 오전과 오후에 다른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주중에는 보통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가 진행되는데, 가장 추운 1~2월의 동계 시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말에 진행되는 ‘문라이트 퍼레이드'까지 보통 하루 2회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문라이트 퍼레이드'는 2001년부터 20년이 넘도록 진행되고 있는 대표 퍼레이드이다.
이와 같은 퍼레이드들은 '블링블링 X-mas 퍼레이드'와 산타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베리메리 산타 빌리지' 댄스 공연 등과 같이 종종 시즌별 콘셉트에 맞추어 변경되어 진행되기도 한다.
Q. 퍼레이드는 테마파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테마파크의 수익 구조는 입장 요금체계 50~70%, 식음 20~30%, MD 상품 10~20%과 일부 기타 매출₁로 구성된다. 입장요금체계는 사실 최근 대부분의 테마파크가 입장료와 시설 이용료를 한번에 지불하는 Pay One Price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티켓 자체의 금액을 높이거나 롯데월드의 매직패스 등 유료 패스트 트랙 시스템 이상으로 이 부분에서 수익을 증가시키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식음과 MD상품의 수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식음의 경우 방문객의 체류시간이 늘어날수록 식사 시간이 포함되므로 그만큼 구매로 연결되어 부가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즉, 테마파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문객의 체류시간’이 주요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야간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의 공연은 결국 방문객들이 그 시간까지 파크에 체류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야간 퍼레이드와 공연의 퀄리티와 테마가 중요한 것이다.
MD 상품 또한 방문객의 체류시간의 증가에 영향을 받는데, 특히 상품의 오리지널리티와 매장의 위치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테마파크는 그 곳에서만 살 수 있는 테마를 담은 오리지널 상품을 개발하여 방문객의 통행이 집중되는 입구 부근이나 어트랙션의 출입구 근처 잘 보이는 장소에 진열한다. 파크 내에서 방문객의 관심이 지속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구매와 연결되도록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제품임을 강조하며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따라서 어트랙션과 인접하는 장소에 관련 상품을 배치하여 탑승 후 포스트쇼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상품점을 지나야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MD상품의 매출은 테마파크 자체의 매력성에 따라 달라진다. MD 상품의 매출을 늘리려면 결국 해당 파크에서 사야만 하는 매력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테마파크의 메인인 어트랙션은 결국 고정된 어트랙션을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에 퍼레이드나 쇼, 이벤트 등은 테마파크의 ‘테마’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생동감 있는’ 파크를 만드는 수단이 된다. 특히 에버랜드의 경우 시즌별로 테마를 다르게 가져가는 만큼 그에 맞는 공연과 퍼레이드들이 다음 시즌을 궁금하게 만들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파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연간이용권을 소지하고 종종 퍼레이드 공연만을 보러 파크를 방문하기도 한다며 퍼레이드가 파크에 꽤나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마지막으로, 보통 15시, 20시 가량 진행하는 퍼레이드는 방문객들의 분산을 유도하기도 한다. 파크를 기획할 때 고려해야하는 부분으로 ‘첨두 파크 체류객 수(PIP. Peak In Park)’가 있다. 이는 가장 많은 방문객이 파크에 체류하는 시간으로, 로컬 테마파크는 주로 오후 2~4시로 일 단위 파크 이용객의 6~70%가 파크 내에 존재하는 시간을 뜻한다. 즉 그 말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시기인 만큼 이들을 적절히 분산시켜 어트랙션의 대기줄을 너무 길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파크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파크는 이 퍼레이드와 공연을 활용한다. 앵커 어트랙션에 사람이 많이 모일 시간대에 퍼레이드나 공연을 배치하면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관람하기 위해 줄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전반적인 파크의 혼잡도를 한번 섞어 나갈 수 있다는 부분이다.
퍼레이드는 장미원과 홀랜드빌리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되어 포시즌스 가든과 로얄 쥬빌리 캐로셀을 끼고 돌아 공연장을 지나며 카니발 광장에서 끝난다. (위 이미지의 빨간 점선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또한 밤이 되면 포시즌스가든에서 야외 공연으로 일루미네이션 축제가 열린다. 참고로 2023년 윈터토피아는 공연의 길이도 길고 높은 퀄리티에 큰 스케일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Q. 야간 일루미네이션 축제는 시즌 테마와 연결되는가?
정확히 그렇다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 축제는 매 계절마다 새로운 테마로 변경되지만 그에 반해 일루미네이션 공연은 해당 테마와 직결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2022년 봄에 장미 축제가 열렸을 때 야외 공연으로는 방탄소년단 멀티미디어 불꽃쇼 '오버 더 유니버스'가 포시즌스가든에서 진행되었다. 심지어 하이브 소속 아이돌 그룹의 뮤직 라이팅 쇼가 릴레이로 이루어지면서 노래와 뮤직비디오 영상을 감상하는 쇼였던 것이다.
쇼 자체는 최신 트렌드에 따르며 일반적인 방문객들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킬 만 한 요소가 되지만, 사실 테마파크를 '테마'를 중시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조금 '유원지스러운'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국내 테마파크들은 이렇게 다양하게 논의하다보면 결국 '유원지'인가 '테마파크'인가의 논점에 항상 다다르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이 우리로 하여금 '에버랜드가 그저 유원지일 뿐이 아닌가'하는 의견을 내게 만든다. 에버랜드는 기존의 자연이라는 크나큰 장점을 잘 활용하여 다양한 시즌별 축제를 오랜 시간 뚜렷하게 유지해온 만큼 여러 공연들까지도 충분히 연결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마파크로서의 정체성에 조금 더 집중한다면 사람들로 하여금 그 '축제'의 장점과 효과를 더 극대화해 느낄 수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간단하게 퍼레이드와 공연을 알아보았으니, 본격적으로 시즌별 축제를 분석해보자.
에버랜드는 1992년 튤립을 테마로 국내 최초 봄꽃 축제를 연 이후 그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포시즌스 가든에 가득 피어난 튤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봄꽃 축제는 2022년 30주년을 맞아 NFT를 발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와 함께 이루어져 왔다. 보통 봄 시즌의 초반 3~4월에는 튤립, 후반 5~6월에는 장미축제로 이루어진다.
또한 동계 시즌에는 잠시 닫는 매화 테마 정원인 하늘정원길이 오픈하는 시기이다. 아메리칸 어드벤처 내 콜럼버스 대탐험 뒤에 위치한 약 3만3천㎡ 규모의 하늘정원길에는 11종 700여 그루의 매화나무 뿐만 아니라 튤립, 진달래 등 봄꽃들까지 가득 핀다.
장미 축제는 1987년 시작한 국내 최초의 꽃 축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장미원을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장미 신품종을 비롯한 다양한 장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이다. 에버랜드는 2013년부터 장미 국산화를 추진하며 총 28품종의 ‘에버랜드표’ 신품종 장미를 개발했다. 장미원 곳곳에 장미 향기존이 마련돼 떼떼드벨르(상큼로즈향), 레몬버블(달콤레몬향) 등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신품종 장미인 에버로즈 2종의 특별한 장미향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 꽃 중 왜 장미인가 라고 묻는다면 에버랜드는 이렇게 답한다. “당시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장미라는 사전 조사 결과 때문” 장미 특유의 진한 향기와 화려한 자태 외에도 장미는 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 피는 꽃이라는 점에 더하여 특별한 날 하면 늘 장미를 떠올린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긍정적인 기억을 소환할 수 있으며 그 기간이 길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Q. 다른 시즌에 비해 봄꽃 축제는 이루어지는 공간이 한정적인듯 한데?
보통 에버랜드의 축제는 '포시즌스가든'을 중심으로 시즌에 맞는 자연물을 배치하여 진행된다. 특히 봄꽃의 경우 장미가 활용되기 떄문에 장미원까지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봄꽃 축제가 열리는 동안 그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또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이 지점에서 다양한 논의를 나누었다. 사실 축제와 퍼레이드 공연이 열리는 유러피안 어드벤처 구역을 제외하고 매직랜드나 아메리칸 어드벤처 등의 다른 구역에서는 해당 시즌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실 최근에는 국내 테마파크에서 새로운 어트랙션을 오픈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고, 그러한 움직임이 더딘 편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어트랙션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즌에 맞추어 조금씩 변경해보는 것은 어떨까? 에버랜드도 실제로 할로윈 시즌에는 티익스프레스에 할로윈 테마를 반영하여 붉은 조명과 좀비 승무원으로 꾸미곤 한다. 디즈니랜드의 경우 특별 시즌에 맞추어 헌티드 맨션의 다크라이드 내부 메이쇼가 크리스마스 악몽 콘셉트로 변경되곤 한다.
혹은 시즌에 맞게 파크와 어트랙션 곳곳에 이스터에그를 숨겨놓을 수도 있겠다. 현재도 포시즌스 가든 한정으로 종종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조금 더 넓혀 파크 전체로 확장한다면 더 즐거운 파크 경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경우에는 특별히 과한 변화는 만들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파크를 누비는 행위에서 다른 시즌은 다양하게 어트랙션에 축제 테마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만큼 봄꽃 축제들도 더욱 확대되어 파크 곳곳에서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즌이 되길 바라본다.
최근 2023년부터는 봄의 꽃 축제 두가지를 나누지 않고, ‘페어리타운’이라는 이름으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가량을 하나의 축제로 통일했다. ‘상상 속 요정마을’이라는 콘셉트로 기존의 포시즌스 가든을 페어리 타운으로 구성하였다.
Q. 기존의 꽃 축제와 페어리타운 축제가 어떻게 다를까?
사실상 기존의 꽃 축제와 크게 다른 점이라면 ‘페어리’라는 요정 테마로 정원 곳곳을 꾸미고 포토존들을 구성했다는 점 정도가 아닐까. 이 축제도 기존과 유사하게 꽃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크게 색다름을 인지하기엔 부족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요정 캐릭터는 에버랜드가 만든 세계관 속의 등장인물이다. 에버랜드라는 현실 세계가 있다면 이와 동일한 에버토피아라는 가상 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를 관리하는 것이 이 요정 캐릭터이다. 에버토피아는 방문객들의 행복인 '블리센트'로서 운영되는데 이를 뺏으려는 '스푸키'를 무찌르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에버랜드가 '스토리'를 구상하고 반영하려 노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간은 스토리가 부족했던 만큼 이 스토리를 보다 다양하고 널리 홍보하고 파크 곳곳에 반영하여 더 살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올해 2024년부터는 페어리타운 with 산리오 캐릭터즈로, 요정 캐릭터 대신 산리오 캐릭터와 콜라보를 진행한다는 점에 여러 의견이 있었다. 기존의 요정 캐릭터가 새롭게 도입한 만큼의 개성이 강하지 않아 새롭게 시도하는 방향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본다면 기존의 부족한 IP콘텐츠를 인식하고 개발하였는데 너무 금방 바뀌어 버렸다는 평도 있었다. 최근 파크를 주로 즐기는 타겟이 되는 세대가 MZ나 2030일텐데, 그들에게 세계관을 각인시키기가 쉽지 않아서 정 캐릭터의 아쉬움을 산리오로 보완해서 홍보하려는 움직임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방식이든 에버랜드가 '테마파크'로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체 세계관과 스토리를 명확히 세우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에버랜드는 봄과 가을에 음식 문화 축제를 연다. 봄에는 '스프링 온 스푼'이라는이름으로 4월~5월까지 장미원 일대에서 이루어진다. 매년 시즌에 따라 특선 메뉴들이 부스와 같은 형태로 위치하고 음식을 판매하면 방문객들은 이를 사서 장미원 내 테이블에서 즐기게 된다.
더운 여름 시원한 파크로 작용할 수 있도록 직접 물을 맞는 콘텐츠를 활용한 썸머워터 페스티벌이다. 카니발 광장에서 진행하는 ‘슈팅워터펀’ 퍼레이드는 공연 시간 30분 내내 시원하게 물이 쏟아진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인 약 1만㎡ 규모의 포시즌스가든은 여름축제 기간 동안 '트로피컬 가든'으로 변신한다. 트로피컬가든에는 열대식물들이 가득하고, 여름을 상징하는 비치 테마의 포토스팟을 마련했다. 에버랜드의 여름 축제는 사실 '캐리비안베이'가 있기에 완성된다. 여름에는 캐리비안베이를 이용하면 에버랜드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곤 한다. (에버랜드 티켓으로 캐리비안베이 이용은 불가능하다)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주로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에버랜드로 옮겨가 저녁을 먹고 퍼레이드 공연을 보고 귀가하는 루트로 많이 활용하곤 한다.
Q. 최근 새롭게 시도한 캐리비안베이의 마르카리베는 무엇인가?
스페인어로 카리브 바다를 뜻하는 '마르카리베(Mar Caribe)'는 캐리비안 베이가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해변카페이다. 오픈 시기가 특별한데, 캐리비안베이가 주로 오픈하는 성수기 여름을 제외한 봄이나 가을 시기에 운영하는 파크 내 카페이다. 별도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캐리비안베이에 입장하여 기존의 파크가 가지고 있는 파도풀을 비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해변 카페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방문객들이 이용했고 좋은 평을 남겨 2022년 봄에 처음 오픈한 이후 같은 해 가을, 2023년 봄까지 업그레이드해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워터파크가 가지는 제한적인 운영 시기를 늘리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파크 내부 체험의 다양화는 장기적으로 비일상성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캐리비안베이가 마르카리베라는 새로운 파크 입장 동선을 만든 반면, 글로벌 테마파크들은 관람자의 입장 동선을 하나로 두고 통제한다. 물론 캐리비안베이의 일부 공간만을 체험할 수 있고, 소비 공간에서 테마파크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새로운 파크 입장 수요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분위기를 느끼는 것'과 '파크에 입장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마르카리베와 같이 테마파크 내부의 비일상성을 부분적이더라도 일상적으로 소비하게 된다면, 테마파크 내의 비일상성이 점진적으로 소모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스튜디오의 '다운타운 디즈니'와 '시티워크'가 파크 외부에 있는 별도의 상업공간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에버랜드의 위치 자체가 주변과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이지 않을까 하는 의견 또한 있었다.
에버랜드는 가을 시즌에 그간 낮에는 포시즌스 가든을 중심으로 해피 할로윈을, 해가 진 후 저녁부터는 알파인 빌리지 구역 중심으로 블러드 시티 축제를 진행해왔다.
포시즌스 가든에 호박이나 해골 등과 같은 할로윈 테마 장식이 주황빛 꽃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신나는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한다. 퍼레이드의 경우 해골, 마녀, 호박 등 악동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에버랜드 할로윈 위키드 퍼레이드'와 '달콤살벌 트릭오어트릿(Trick or Treat)' 공연도 포시즌스 가든에서 진행된다. 특히 라이드를 타고 슈팅 게임을 즐기는 '슈팅고스트'는 게임 영상이 할로윈 컨셉 디자인으로 변경되고, 좀비 판다 캐릭터가 화면 속에 등장하는 시즌 업데이트를 진행한 점이 인상적이다.
가을 시즌의 특별한 점은 바로 다른 시즌에서는 특별히 활용되지 않았던 ‘알파인 빌리지’ 구역이 블러드 시티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블러드 시티는 2022년 기준 6, 2023년 7까지 진행되었다. 호러 테마존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매년 스토리가 다르게 더해진다. 2021년 블러드시티5는 다크 서커스, 2022년 블러드시티6는 좀비로 가득한 도시의 기차역을 메인 콘셉트로 가져갔다. 매년 새로운 콘셉트일 뿐만 아니라 그들간에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점이 재미 요소가 된다.
특히 2022년의 블러드시티6은 ‘오징어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과 콜라보하여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완성도 높게 구현해내어 호평을 받았다. 실제 무궁화호 열차 일부를 사용하여 실감나게 구현했고, 해가 지는 순간부터 화려한 네온사인이 켜지면서 디스토피아 좀비 도시가 펼쳐진다. 이곳을 탈출하기 위한 기차 익스프레스 999가 곧 티익스프레스이기 때문에 해당 시즌의 저녁이 되면 티익스프레스 또한 붉은 조명과 함께 좀비 승무원이 맞아주는 기차로 변신한다.
뿐만 아니라 나이트 사파리 트램, 다크 아마존 익스프레스 등 여러 어트랙션이 할로윈 테마에 맞춰 특별하게 바뀌어 진행된다는 점이 에버랜드가 특히나 할로윈 시즌에 진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할로윈 시즌에만 진행하는 유료 프로그램 호러메이즈 또한 많은 할로윈 시즌 방문객이 목표로 하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특히 이벤트를 참여하면 티켓을 주는데, 이를 잘 보관했다가 다음해에 가지고 파크를 방문하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에버랜드에서 진행하는 축제 중 가장 축제 자체부터 기념 MD까지 퀄리티가 축제 중 가장 높은 편이다.
그리고 할로윈 시즌에만 한정 오픈하는 귀신의 집, '호러메이즈'도 인기가 높다. 파크 내에서 이용권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추가 유료 결제를 해야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 사람이 많이 방문하곤 한다.
Q. 에버랜드의 호러메이즈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반적인 내부 퀄리티가 높다. 호러메이즈2는 공포 체험관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후지큐 하이랜드의 '전율미궁'을 기획한 와타루 히토미가 연출을 맡았다. 러닝타임은 전율미궁에 비해 짧지만 밀도 있는 기획으로 체험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다.
또한 매번 시즌 한정적으로 새로운 콘셉트와 스토리를 가지고 내부를 꾸미고 있다. 2023년의 경우 블러드시티의 콘셉트와 연결되어 폐공장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다른 시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파크 전체가 시즌 콘셉트 할로윈으로 물들어 있는 만큼 그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호러메이즈만의 특별함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공포체험관은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즌별로 새롭게 오픈할 때 특별하게 바뀌어야 매력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면 한국 민속촌의 경우도 공포 할로윈 콘셉트에 스토리 텔링을 추가하여 항상 매진되는 등 인기가 많은 편이다.
과거에는 11월말부터 12월말까지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1월부터 눈썰매장이 오픈하면서 눈썰매를 메인 콘셉트로 하는 스노우 페스티벌이 겨울 축제로 진행되었고, 2022년에는 ‘스노우맨 월드’가 12월부터 2월까지, 크리스마스 판타지가 12월 한달간 진행되었다.
포시즌스 가든의 눈사람 조형물과 함께 저녁이 되면 홀랜드 빌리지의 건물 전체에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고 화려한 멀티미디어쇼까지 진행한다. 특히 겨울 축제가 시작된 후 에버랜드의 눈썰매장, 스노우버스터가 오픈하면 많은 방문객들이 파크 내 어트랙션부터 눈썰매장까지 겨울을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Q. 야외 테마파크의 특성 상 겨울은 비성수기일텐데, 이를 축제로서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야외라는 특성 상 썬더폴스, 애니멀톡 펭귄 등 동계 운휴 어트랙션이 많다. 동계 시즌의 방문객들은 결국 목적이 어트랙션보다는 축제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와 야간 일루미네이션 축제 등 반짝반짝한 연말의 특별한 분위기를 즐기러 방문하는 셈이다. 티켓 가격 또한 비성수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특히 캐리비안베이 스파까지 두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에버랜드만의 큰 장점이 된다.
즉, 다른 시즌보다 파크의 매력을 결정하는 주요 비중을 축제에 많이 두기 때문에 이 시즌에는 특히나 축제의 콘셉트가 중요할 것이다.
이처럼 에버랜드는 크게 사계절에 따라 축제를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자연농원에서 시작한 만큼 파크 안에 다양한 자연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포시즌스 가든’을 중심으로 시즌에 맞는 자연물을 식재하여 테마를 만들곤 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시즌별 MD를 출시하기도 하고, 에버랜드의 MD는 퀄리티가 꽤 좋은 편에 속한다.
에버랜드는 다른 파크들이 가지지 못한 '자연물'이라는 크나큰 장점이자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사계절을 가지는 만큼 매 시즌마다 새로운 풍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스토리 텔링을 한다면 에버랜드만의 테마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 테마파크처럼 IP 콘텐츠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동물과 식물을 활용할 수 있는 지점에 주목하여 더욱 축제를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1. 출처 : 테마파크 기획 실무자를 위한 가이드북, 서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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