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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IN] 한국민속촌 50주년 탐방기 下 (답사후기)

테마파크 답사/국내 파크

by theme IN 2025. 1. 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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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한국민속촌이라는 테마파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이제는 우리 스터디원들이 함께 10월 6일에 방문했던 답사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일반적인 후기라기보다 테마파크에 유독 관심이 많은 우리가 바라보는 한국민속촌은 어떤지에 더 초점을 맞추어 설명해보겠다.

아래 가이드맵 기준으로 가장 왼쪽 분홍색의 상가마을로 입장해 민속마을, 장터, 놀이마을 순서로 돌아보았다.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 대중교통 할인을 받아 표를 구매했다. 인증할 수 있는 사진을 준비한 뒤 매표소에서 확인 후 티켓을 발권하면 된다. 매표소 좌측으로 입구가 위치한다.

* 한국민속촌은 전 구역이 금연구역이다

* 지나친 음주 등 위험 행위가 금지된다

* 여기서 중요한 점, 조선살인수사체험전과 같이 추가 유료 프로그램을 예매한 경우에는 매표소에서 체험권을 미리 받아 입장해야 한다.

미리 예매한 일자와 회차가 적힌 종이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이 티켓이 있어야 입장 가능하니 꼭 챙겨둘 것 !

가장 먼저 호롱불이 곳곳에 달린 상가마을이 펼쳐진다. 떡볶이, 회오리감자 등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가판대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즐기는 식당이 함께 위치해 있다. 한옥을 흉내낸 느낌보다 진짜 한옥으로 된 가게에 방문한 느낌이라 이 공간에 들어오면서부터 바로 옛 시대로 돌아간 기분이 물씬 든다. 특히 나무가 울창하게 많이 배치되어 있고 건물 간 거리도 넓어서 복잡하지 않고 동선이 자유로워서 좋았다.

우리가 구매한 곳은 상가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좌측으로 보였던 길목곳간이다. 떡볶이나 꽈배기, 만두, 아이스크림, 슬러시, 소떡소떡 등 가벼운 간식거리를 위주로 판매한다. 바로 옆에 나무 아래 의자와 평상이 많이 있어 구매해서 먹기 편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라면 카테고리가 확실한 음식들이었으면 더 옛 시절의 길거리 간식을 먹는 느낌이었을 것 같다. 위에 나열한 예시처럼 분식과 디저트 등을 모두 동시에 한 곳에서 판매하다보니 한옥으로 이루어진 판매 공간에 비해 그 컨셉을 더 극대화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말이다..!

atm기도 '화폐지급기'라고 써있는 디테일 칭찬해요~ 흡연실은 가장 넓은 메인 공간인 민속마을에는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유의할 것!

편의시설과 먹거리, 살거리로 이루어진 상가마을을 지나면 진짜 본격적인 민속촌으로 입장하게 된다. 이곳부터가 진짜 민속 마을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가을맞이 귀신사바귀신놀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진행 이벤트 및 축제에 대해서는 상편을 참고하길 바란다.

어떤 체험활동이 있는지 적힌 게시판의 우측으로는 공방거리가 펼쳐진다. 

탈공방, 짚신공방 등 옛 공예를 구경할 수 있는 공방이 줄지어있다. 아이를 데려온 부모님들이 주로 천천히 지나가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한국민속촌이 테마파크이지만 동시에 좋은 박물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아이들이 단순히 역사책에서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보다 직접 그 시절에 뛰어들어서 실물을 보면서 느끼면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우리도 어릴 적 한국민속촌으로 단체 소풍도 많이 오곤 했었다.

시간이 흐름에도 변함없는 '과거'라는 콘텐츠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는 더이상 변하지 않기에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돌이켜보는 정지해있는 시간이다. 테마파크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고 꾸준히 방문객을 유치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국민속촌의 '과거'라는 콘셉트와 같이 변하지 않는 가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민속마을 안에 위치한 작은 카페인 한약방에 도착했다. 상가마을 가판대의 메뉴가 조금 아쉬웠다면 이곳은 확실히 콘셉트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상깊었다. 한약방이라는 이름에 맞게 십전대보탕과 쌍화탕, 대추차 등을 팔면서도 조선시대 주막과 같이 마루에 교자상이 배치되어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돌의자에 나무식탁으로 된 공간도 있고, 정 중앙의 평상 공간, 한옥 내부에 방석과 함께 앉을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있어 재미있다. 이런게 진짜 '테마'가 아닐까 .. (감동

실물 가옥을 이건 및 복원해 만든 조선시대 촌락인 만큼 실제 지역별, 신분별 가옥을 구경하다보면 중간중간 이런 조선시대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염색천이 걸려있는 공간부터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밭까지 단순히 가옥들로만 만들지 않고 그 외의 공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이 느껴지는 공간 기획이다.

특히 다양한 지역, 신분 별 가옥을 보면 그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잣집은 어떻게 다른지, 서민들의 집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비교하면서 다니다보면 스릴있는 어트랙션이 없더라도 그 테마를 즐기는 순간 자체로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 같았다.

중간의 어떤 곳에서 마치 과제 보고 PPT같은 한국민속촌의 공간 변천사를 만났다. 살짝 얼떨떨하게 이게 왜 여기있지 같은 느낌으로 모니터에 피피티가 반복되어 재생되고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지나치지 않았을까..?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중 가장 흥미로워하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민속마을을 어떻게 재현하려고 했는지, 이를 축소하면서 관광지화하는 방향은 어떠했는지 등을 알 수 있었다. 혹시 한국민속촌에 가서 이 모니터를 발견한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나름대로의 테마파크 원리를 지키며 관람 시간도 설정하고, 입장객의 입장 시간에 따라 어떤 경향을 띠는지, 공연은 어느정도 길이가 적당한지를 분석해서 정리해둔 것이 흥미로웠다. 단순한 민속 마을에서 보다 관광지화되며 테마파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마을이 생기고, 특성화를 하면서 민속 경관지역을 축소하고 공방거리를 만들고 공연, 이벤트를 확대하며 지금의 한국민속촌에 이르렀다.

앞선 입구의 표지판에서 보았던 귀신사바귀신놀이 이벤트의 첫번째 등장이었다. 바로 '이름찾기'! 우리는 사실 무서운 것을 싫어하는 쫄보들의 모임이라 겉에서 힐끔거리며 구경만 하고 이벤트에 참여하진 않았다 .. 아쉽지만 무서우니까요 ... 우측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줄서서 무언가의 설명을 듣고 왼쪽 알록달록한 천으로 가려진 입구로 들어가서 이름찾기를 하고 나오는 것 같았다.

시간별로 민속촌의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모여있던 터라 잠깐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이렇게 뷰 좋은 곳에서 한복 입고 전통 음악을 연주해주시는 것은 정말 그 시대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만난 한국민속촌 50주년 기념 오십원빵 ... 꽤나 큐트 .. 사먹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디테일이 아닐까 싶다?!

본격적인 귀신사바귀신놀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러왔다. 초반의 이름찾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관아 근처에 잘 보이게 배치되어 있으니 찾기 어렵진 않다.

캐스트분이 바로 콘셉트에 집중해서 지금 우리는 마을에 갇힌 것이라고 설명해주신다. 마을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각 5개의 체험활동을 해서 표식과 주술을 해제할 수 있는 주문을 얻어와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바로 옆에 있는 주술 제단에서 표식을 보여주고 주문을 외치며 해제하는 설정이다.

여러 체험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직접 귀신이 되어볼 수 있는 귀환소(=분장실)까지 있다! 우리는 미리 유료 프로그램인 조선살인수사를 예매해서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하나하나 모두 체험하지는 못하고 구경만 빠르게 하고 관아로 이동했다.

이곳이 관아입니다. 민속마을의 중앙부에 위치한 아주 큰 공간이며, 조선살인수사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곳이에요.

문을 지나 들어가면 위와 같은 체험 안내와 유의사항이 적혀있어요.

* 조선살인수사 (사전 예약 유료 프로그램 - 15000원)

1. 사또의 사건일지 제공
2. 관아에서 용의자 심문
3. 사건현장에서 실마리 수사
4. 살해도구와 진짜 범인 지목

위와 같은 순서로 프로그램이 이루어집니다. 촬영 또는 스포일러가 금지이다보니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저희는 꽤나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좋았던 점 )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등장인물의 연기 (과거 연기도 오글거리지 않게 잘 해주었음)
직접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각 등장인물 별 공간을 꾸며놓았다
현장에 실감나는 모형과 소품들 덕분에 수사하는 데 재미가 있었다
사전에 공지된 시간(30분)을 잘 지켰다

아쉬운 점 )
사건 현장 수사 시 소품이 너무 많고 쓰레기와 혼동되기 쉬워 의미있는 실마리만 골라내기가 어려웠다
결정적인 증거가 강조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진짜 범인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4명 다 틀림)
심문 시간에 좀 더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할 수 있으면 좋았을 듯 - 각자 손들고 질문하는 형태
단서를 직접 찾기 전에 각자 범인을 조금 더 예상할 수 있는 상태로 갔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시간(30분)이 프로그램을 온전히 즐기기엔 짧은 편이었다
관아 외부로 이동해야 하는데 기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이동함)
관아에서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다보니 일반 이용객들에게 관람이 제한된다 (관아 내부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한국민속촌이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다. 여타 테마파크와는 다르게 공간 곳곳에 자유롭게 쉴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다. 단순히 벤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신발 벗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정자들도 있어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잘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테마파크들은 F&B에서 구매해야 앉아서 쉴 수 있는 형태를 취하는데 한국민속촌은 넓은 공간을 다니면서 이처럼 종종 구매 없이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둔 것이 명확한 타겟층을 향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별 이벤트가 아니어도 이처럼 한지공예나 국궁 활쏘기 등 다양한 조선시대 체험 활동이 있다. 물론 추가 비용이 들지만 꽤나 퀄리티가 좋아서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크 내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활동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적어도 한국 민속촌은 이렇게 직접 경험해서 그 시절 기념품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비용을 낼 활동이 의미있을 수 있겠다.

여기부터는 사전 예약 유료 프로그램인 살귀옥과 혈악식귀가 있는 공간이다. 이것 또한 겁쟁이들인 우리는 궁금해만 하다가 들어가지는 못함 ... 낮인 지금의 사진에는 별거 아니어보이는데 밤에는 근처만 가도 등골이 오싹하다.

이제 반바퀴를 다 도니 배가 고파질 시기! 딱 시간이 알맞게 파크 가장 안쪽의 장터에 도착했다. 이러한 공간 기획 또한 방문객의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기획했겠지..? 감동적.

식당은 장국밥집 / 객줏집 / 전집 / 면집 / 음주류로 나뉘어있다. 가장 한국민속촌 스러운 메뉴들을 모아놔서 모든 음식이 탐이 났다. 다 먹고싶었지만 .. 최대한 자제해서 파전하고 도토리묵, 막걸리 술러쉬를 구매 ! 

식권판매소에서 메뉴를 정해 식권을 구매하고 아래 식당에 제출하면 메뉴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고 바로 대기하면 번호를 불러주는 식당도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기준 가장 먹고싶었던 음식은 다 제치고 바로 막걸리 술러시 ...! ㅎㅎ 다들 하나씩 사서 안주와 함께 먹었다.

 

테이블들이 다양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선택해서 이용하면 된다. 우리는 젤 여유로워보이는 왼쪽 천장 있는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5명이 아늑하고 편하게 앉을 수 있어 좋았다. 

생각보다 아주 가성비 좋았던 음식에 놀랐다 ..!

 도토리묵 12000원
파전 18000원
막걸리술러시 7000원

음식도 넘 맛있고 가격대가 완전 착하다 진짜 왕추천 !!!! 테마파크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맛은 없다는 편견이 많은데 그걸 깨부숴준 음식이었다. 테마파크를 적지 않게 가본 우리도 모두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테마파크에서 음식을 사먹어본 경험 중 가장 아깝지 않고 다같이 나눠먹기에도 좋았다. 다음에 오면 다른 메뉴도 고민하지 않고 시켜볼 것 같다.


장터를 마지막으로 민속촌을 가로지르는 강 윗편의 민속마을은 거의 다 본 셈이다. 아래에 조금 남은 민속마을을 마저 보면 민속촌 내에 유일하게 어트랙션들이 모여있는 놀이마을에 이르게 된다.


강 하부의 민속마을은 전통민속관을 비롯해 제주도민가, 울릉도 민가 등 특이한 형태의 민가들이 주로 모여있는 것 같았다. 어릴 적 사회시간에 배웠던 가옥들을 직접 둘러보니 꽤나 흥미로웠다. 조선시대라는 테마에 걸맞게 단순한 한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가부터 양반가옥 등 신분별, 지역별로 아주 다양한 한옥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테마파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파크에 가면 꼭 눈여겨 보는 두가지, 바로 가로등쓰레기통이다. 테마파크가 테마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수단이다. 디즈니도,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에버랜드도 각자의 구역별 테마에 따라 쓰레기통과 가로등을 다양하게 디자인하곤 한다. 한 구역 내에 가장 많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시설물인만큼 이 디자인이 얼마나 테마에 잘 녹아드는지가 그 테마파크의 성공적인 디테일을 좌우한다는게 우리 스터디원들의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속촌의 가로등은 아주 높은 레벨에 속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로등으로서의 기능을 최소한으로 유지한 채 디자인은 주변 나무들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어서 조선시대 거리에 괴리감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더더욱 우리 스터디의 한국민속촌에 대한 평가가 올라간 순간이었다.

중간중간 이런 편의점까지도 한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에 판매하는 음식들도 옛 추억의 간식들도 많았던 것 같다.

드디어 살짝은 무서워보이는 놀이마을에 도착했다. 이곳부터는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다. 대부분이 복원한 한옥들이었다면 갑자기 서양식과 동화식의 중간에 있는 색다른 건축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 .. ! 너무 급작스럽게 분위기가 반전되고 이전 구역들과 이어지는 부분이 아예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아쉬웠다. 적당히 민속촌스러운 느낌이 살아있었다면 훨씬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이곳에도 귀신전이라는 어트랙션이 있었다. 꽤나 사람들이 줄서있었는데 우리는 놀이마을을 좀 더 돌아보려고 지나갔다. 대기줄이 외부에 있는데 일종의 프리쇼처럼 귀신전의 기본 내용을 나름 잘 꾸며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 키 재는 도깨비 모형이 너무 귀여웠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센스있게 기획한 점이 돋보였다. 놀이마을을 테마파크보다는 놀이기구만 모아둔 놀이동산처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트랙션같은 귀신전이 있어서 스터디원들의 평이 좋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 캐릭터들이 그려져있는 회전목마부터 번지드롭 등 여러 어트랙션이 위치해있다. 저녁이 되면 다양한 색으로 빛나면서 화려한 파크가 만들어진다. 글쓴이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낮보다는 저녁이 더 반짝반짝하니 예쁘고 분위기가 훨씬 살아났다. 저녁에 가는 걸 추천 !!

우리가 꼽은 민속촌 베스트 샷 ! 회전목마에서 옆으로 난 아치형 공간을 지나면 정원이 나온다. 테마파크에서 다른 구역으로 넘어갈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전이공간이 바로 이런 시야가 차단되는 굴의 형태를 띈다. 디즈니에서도, 유니버설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언어인데 이렇게나 전이공간의 특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곳은 처음이었다. 누가봐도 화려하고 복잡해보이는 놀이동산에서 어떠한 굴을 지나오면 잔잔하고 차분한 정원이 펼쳐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파크에서 가장 안쪽에다 정원 근처다보니 일부러는 가볼 일이 없겠지만, 우리 스터디에서는 가장 충격적이고 좋았던 공간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 

놀이마을을 한바탕 즐기고 상가마을에 나와 퍼레이드의 끝자락도 구경해줬다. 다음에 온다면 퍼레이드 시간에 맞춰서 보다 자세하게 보고 싶다. 이번 방문에는 한국민속촌이라는 테마파크를 속속들이 분석해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이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두었다.

한국민속촌의 진짜 매력적인 면모는 바로 해가 진 이후가 아닐까. 상가마을 길거리에 달린 형형색색의 초롱불에 불이 켜지고, 민속마을 내부에도 오른쪽 사진처럼 초롱불들이 가득 달린 나무들이 낮과는 사뭇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부분의 공간에 가로등이 거의 없이 마을 골목에 놓인 초롱불에 의존하다보니 살짝 스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공포체험이 많아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보통의 야외 테마파크는 사실 저녁부터는 주로 밝게 진행되는 퍼레이드와 공연 위주로 진행되는데 한국민속촌은 퍼레이드와 공연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이렇게 저녁의 파크를 즐기는 것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된다. 스터디원들끼리 나눈 대화로, 낮에는 말그대로 과거의 마을을 '재현한 스튜디오에 놀러온 느낌'이었다면, 저녁에는 '진짜 그 시기로 날아가 조선시대 마을을 거니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 바로 한국민속촌만이 할 수 있는 테마가 아닐까. 파크를 일찍 떠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꼭 천천히 거닐면서 조선시대의 저녁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 저녁 공연 '연분'이 시작된다. 일부러 이 공연이 하는 시기에 맞춰서 온 만큼 기대가 컸다.

전반적인 진행은 지붕 위 판소리 / 그림자공연 / 앞 무대를 활용한 국악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지붕 위로 등장하는 배우분이 판소리와 함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주면, 아래의 스크린을 통해 그림자 예술로 디테일한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순식간에 나무가 되고, 배가 되는 모습이 아주 몰입도를 높이게 만든다.

아씨와 도련님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면서 중간중간 컨셉에 맞는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무용 부채춤부터 북과 장구를 이용한 공연까지!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테마파크의 공연보다 가장 컨셉이 확실하고 퀄리티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다. 스터디원들 모두 국내외로 유명한 테마파크는 참 많이 다녀봤는데, 이렇게 확실한 컨셉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확실히 몰입하게 만들면서도 한국민속촌 답게 다양한 국악을 녹여내는 공연이라니 .. !

그리고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LED ~! 조명과 함께 무대를 밝게 비춘 뒤 나타난 공연자들이 공연을 하다가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그들의 옷이 LED로 빛나기 시작한다. 단순히 악기 연주와 무용만으로는 자칫 지루하거나 교육적인 공연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LED를 활용해서 신나는 음악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하니 진짜 '테마파크'의 공연이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스터디원들 모두가 한참을 집중해서 푹 빠져서 보고 나오는 길에 연신 감탄을 그치질 못했다. 

밝고 형형색색의 한복이 돋보이는 무대와 어둡고 반짝이는 LED가 돋보이는 무대가 서로 교차되면서 관객들은 공연의 클라이막스를 즐기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한국민속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테마파크의 공연이 아닐까.


파크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한참을 민속촌을 다시 봤다는 이야기를 나눈 우리였다. 어쩌면 우리나라에 진짜 진정한 테마파크는 사실 한국 민속촌이 1위일수도 있겠다. 한국민속촌을 방문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았다면, 한번쯤 우리와 같이 테마파크적인 관점에서 구경하는 것도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컨셉이 확실하고, 그 컨셉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디테일한 부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파크 답사였다. 파크 구성부터 디테일한 소품, 시기별로 진행하는 유/무료 프로그램과 퍼레이드 및 공연까지, 그 모든 줄기의 중심에는 '조선시대 민속촌'이라는 두꺼운 주제가 깊이 박혀있다. 스터디원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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