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5일부터 진행되었던 Theme IN테마인의 세 번째 기획 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학생 혹은 직장인으로서의 일명 현생(?)이 있던 터라 달팽이처럼 느리게, 그러나 조금씩 진전하여 하나의 파크 기획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존 프로젝트와 달리 '퀄리티에 집중하자'라는 목표로 진행한 만큼 각자 배웠던 점도 아쉬웠던 점도 모두 다를 터. 마지막 글에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터디원들에게 프로젝트의 시작과 마무리한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신'는 실내 건축학 전공으로 프로젝트 매니저 직무를 지망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중앙 구역을 위주로 담당했다. 기계공학 전공이자 어트랙션 기획 및 설계를 희망하는 '조'는 퓨어바닐라 왕국의 설계에 참여했다. 기계공학 전공, 스마트 제조에 관심 있는 '경'은 어둠마녀 구역을 맡았으며, 건축학 전공이며 파크 기획을 희망하는 '안'은 홀리베리 왕국의 기획과 어둠마녀 구역 앵커 어트랙션인 '최후의 전투: 혼돈의 마왕성' 기획에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막내 '최'는 생명공학 전공이나 스케치 실력을 살려 파크 기획을 희망하고 있으며 다크카카오 왕국의 기획과 퓨어바닐라 왕국의 다크라이드 '시간이 멈춘 성' 디자인에 참여했다.
Q.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떤 점들이 가장 기대됐는가.
신: 사실 이전 프로젝트를 하면서 새로운 스토리 창조부터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그만큼 테마파크 기획에 시간을 쏟지 못했던 것 같아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스토리가 있는 것을 하는 것을 하자고 먼저 의견을 냈었던 것 같다. 스토리가 있고 이미 디자인도 되어있었기에 훨씬 디테일하게 기획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되었다.
조: 롯데월드 리뉴얼 프로젝트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주제와 이야기를 모두 잡아야 해서 재밌긴 했지만 굉장히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되었다. 이번에는 기존의 컨텐츠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이미 주제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폭이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오히려 내가 즐기던 이야기를 시각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경: 맨 땅에 헤딩한 느낌의 저번 프로젝트와는 달리, 이번에는 쿠키런이라는 구체적 스토리 라인과, 기존에 있는 캐릭터가 있는 IP 컨텐츠를 가져와서 한 프로젝트다. 그래서 덜 헤매며 바로 파크 기획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되었다.
안: 한번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만큼 각자가 잘 하는 부분을 이제는 명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 내에서 최고의 결과를 낸다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최: 쿠키런이라는 인기 있는 IP 콘텐츠를 가지고 파크 기획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되었고, 기존의 인게임 요소와 건물들을 이용해서 보다 쉽게 스토리를 각색하여 기획을 할 수 있다 생각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들은?
신: 프로젝트를 하며 스토리와 비슷하게 배치하며 방문객이 스토리 안에 그대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게임의 분위기를 잘 낼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조: 주제와 이야기를 잡는데 시간이 덜 걸리는 만큼 모델링이나 장면 스케치 등 시각적인 요소에 조금 더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도 여기는 쿠키런 세계관을 바탕으로 했고, 한 번 놀러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완성도를 이전보다 높이고자 했다. 특히 어트랙션 기획과 설계를 희망하는 만큼 레일이나 비클을 좀 더 자세하게 모델링하고자 했다.
경: 현실 구현 가능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를 고려 안 하면 상상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생각했다. 충돌은 없는지, 동선 상 여유는 되는지 등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덕분에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안: 테마파크 하나를 구성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나 원리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모든 것을 적용할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많이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어트랙션을 구성할 때 보트 저장고를 고려한다거나, 입장하자마자 시선을 차단하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도록 계획하기 위해 터널을 배치하면서 실제와 유사하도록 그 길이와 경사 각도를 계산하는 것 등이 있었다.
최: 저번 프로젝트보다 현실성에 맞춰 하나의 어트랙션과 구역을 기획할 때도 모델링과, 스케치를 더 많이 넣고자 했고 실제 운영을 했을 때의 방문객의 동선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Q. 무려 6개월이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스터디의 역사를 생각하면 현재까지의 25% 이상을 이 프로젝트에만 투자한 셈인데 '쿠키런:킹덤 월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소감은?
신: 확실히 오랜 시간을 투자한 만큼 그래도 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였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끝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팀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직장 일 때문에 초반에만 함께한 입장에서 이렇게 퀄리티 있는 결과물이 나올지 상상하지 못했는데 매주 거듭하며 좋아지는 결과물들은 보며 놀랐던 것 같다.
조: 후련함 반, 아쉬움 반. 원래는 다른 프로젝트들처럼 한 3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걸 반년이나, 새해가 넘어서까지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정말 조금씩 오래 진행했는데 결국엔 끝을 냈다는 사실에 뿌듯하면서 조금 더 했다면,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과물에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우리끼리 자발적으로 진행한 장기간 팀 프로젝트인데 다들 현생 살면서 열심히 따라와줬다는 사실에 너무 고맙다. 성적이랑 연관되는 과제도 아니고 이게 실제로 나중에 우리가 입사할 때 도움이 될지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는데 오로지 자신의 목표와 흥미로 계속 참여해 줘서 어떻게든 결과물이 나왔다. 새삼 '테마파크'라는 공통점으로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모인 건데 이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점도 다시 생각하니 흥미롭다.
경: 학업과 병행하느라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같이 파크를 구성하면서 부딪히는 문제점들을, 또 기존 레퍼런스가 있음에도 만드는 것이 어려웠음을 통해,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는 기술자들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같이 한 스터디원들이 능력이 좋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안: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하면서 과제로 해와야 할 일도 많아서 바쁜 일상 속에서 충분히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과정이 너무 흥미롭고 즐거워서 오히려 스터디 시간이 기다려졌다.
테마파크 기획이라는 행위가 가지는 설레고 즐거운 일이라는 특성에 다시 한번 반하게 되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한편으론 한국에서 앞으로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테마를 가진 테마파크를 만드는 데 내가 과연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최: 나름 스케치와 각각의 디자인에 시간을 쏟긴 했지만, 많은 편집툴과 모델링을 다루지 못하는 탓에 현실적인 결과물이 나온 거 같지는 않다. 그래도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편집실력과 구상능력이 조금씩 향상된 것 같다.
Q. 오랜 시간 참여를 했어도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가.
신: 직장을 새롭게 이직하게 되면서 적응기간과 프로젝트기간이 겹쳐서 초반에만 참여를 하고 뒷부분은 거의 참여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 다음 프로젝트때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고, 세부 구역을 맡아서 해보고 싶다.
조: 욕심을 따라가지 못하는 내 실력의 한계. 퓨어바닐라 왕국의 "시간이 멈춘 성" 모델링이 내가 참여한 내용 중 가장 오래 걸렸는 데 걸린 시간에 비해 낮은 퀄리티가 제일 아쉽다. 건축을 애매하게 공부한 터라 이 정도 규모의 성 외형의 건물이 이렇게 설계했을 때 안 무너지는 게 맞는지, BOM과 백사이드 공간은 얼마나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보통 어디에 위치하는지 이런 걸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것 외에도 현생에 치여 모델링을 적게 한 것도 아쉽다. 스케치하기엔 실력이 애매하고 모델링을 하자니 전 구역의 시설물을 다 할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 인게임 이미지는 가져와서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언젠가는 직접 하나하나 모델링해서 제대로 끝내보리라...
경: 어트랙션을 장면별로 나타날 이벤트를 생각해서 구체적이진 못하더라도 모든 장면에 부합하게 대략적인 크기와, 동선 상 공간과의 충돌 여부를 고려해보고 설계했어야 했는데 그저 외형 만들기에만 집중해서 다른 요소를 놓친 게 아쉬웠던 것 같다.
안: 사이트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고 규모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는 자유로운 기획 정도가 장점이었다면, 주변 컨택스트 고려나 사업성 분석과는 멀어서 현실성이 조금 부족한 프로젝트였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번의 디자인은 인게임 이미지를 조합하는데 그친 만큼 다음 프로젝트는 테마를 가지는, 보다 디테일한 디자인을 직접 해보면 좋겠다.
최: 아직은 인게임 이미지나 사진, 스케치로 대체할 수밖에 없기에 조금 모델링과 렌더링이 간단하게라도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고, 원하는 직무에 따라 굿즈 제작, 세부 디자인, 퍼레이드 기획 등 더 자세한 내용까지 개인 프로젝트로 준비했으면 좋을 거 같다.
Q. 직접 하나의 파크를 진행하다 보니 실제 현장에선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한가.
신: 실제 현장에선 기획 단계 시에 어떤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구상하는지 궁금하다. 특히 몰입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동선, 디자인, 배치 등 생각할 게 많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최우선순위에 대해 궁금하다.
조: 놀이기구에 있어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에 BOM이나 대피 통로, 백사이드 공간, 조종 공간 등 손님 입장에서 보이지 않는 공간들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어떻게 배치하는지 더 배우고 싶다. 또한 전체 구역을 설계할 때 손님의 동선을 어떻게 고려하는지 더 알고 싶다. 예를 들어 식당이나 카페는 어디에 있으면 좋을지, 메인 놀이기구의 위치는 어디가 좋은지 실무자의 입장에서 더 듣고 싶다.
경: 실제 산업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 어느 부분까지 미리 고려해서 만드는지, 또 고려하는 실제적 조건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안: 예산과 디자인의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 만큼은 별도의 예산을 정하지 않고 캐시 플로우를 계획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어떻게 가장 합리적인 디자인을 도출해내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최: 현장에서 굿즈 제작과 팻말 디자인을 할 때, 반드시 스케치, 모델링, 세부 디자인이 순서대로 들어가는지, 디자인할 때 방문객들의 호감을 어떻게 더 끌어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Q. 다 끝내고 나니 이것만큼은 다음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개선이 가능할 것 같다", "발전이 가능할 것 같다"라는 부분은?
신: 직접 기획을 해보고 나니 각자가 원하는, 집중하고 싶은 부분이 뭔지 알 수 있었고 각자의 역량에 따라 점차 일이 세분화되는 모습을 보며 다음 기획 프로젝트에서는 좀 더 빠르게 본인이 할 일을 찾아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조: 다음에는 시간을 좀 더 쓴다면 더 많은 시설물의 모델링이 가능할 것 같다. 최근에 캐스트 일을 시작하면서 백사이드 공간을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백사이드 공간의 고려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이건 개선은 아니긴 하지만, 다음 프로젝트 전에 스케치 실력 알아볼 수 있게 조금만 더 늘어온다면 내가 원하는 장면을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더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는 막연한 기대도 있다.
경: 내가 시간분배를 잘 못하여서 정작 필요한 부분에 시간을 부족하게 투자했다. 다음에 참여하게 되면 어트랙션 구현에 더 투자하여 높은 퀄리티를 내보고 싶다.
안: 전반적인 파크 기획의 흐름을 명확히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팀원들도 각자가 잘하는 부분을 서로 잘 알게 되고, 하나의 작업을 진행할 때에도 각자의 능력치에 따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분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기본적인 이 기획 능력이 기반이 되어,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더 높은 현실성을 가지도록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최: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하나의 어트랙션을 기획할 때도, 어트랙션 팻말 디자인, 어트랙션 대기줄 공간 디자인, 어트랙션 동선 디자인 등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하다.
김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 시작할 때 개인 사정으로 인해 바빠 활발한 참여가 어려웠다. 대신 파크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우리의 프로젝트에 부족한 점이 뭔지, 방문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 따로 알려주기로 하였다. 관련 글은 다음에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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